TSMC 반도체제국을 읽고

TSMC 반도체제국은 반도체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대만의 기업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의 성공 비결과 철학을 깊이 있게 탐구한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기술 기업의 성장 이야기를 넘어, 현대 산업 생태계에서 파운드리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과 전략적 역할을 조명합니다.

내용 요약과 인상 깊었던 점
TSMC의 성공은 단순히 기술적 우위에만 있지 않습니다. 책은 TSMC가 “갑 같은 을”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서비스 중심의 제조 철학: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업 같은 제조업 정신이 눈에 띕니다.
위기 관리 능력: 특히 1999년 대만 대지진 당시 공장을 2주 만에 정상화한 사례는 TSMC가 얼마나 유연하고 강력한 위기 대응 능력을 갖췄는지 보여줍니다.
기술과 신뢰의 조화: TSMC는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 업체와 달리 자체 완제품을 생산하지 않음으로써 고객사와의 신뢰를 공고히 다졌습니다. 이는 엔비디아, 애플, 퀄컴 등 주요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TSMC의 경영 방식과 기술 혁신이 단순히 기업 이익을 넘어 전 세계 반도체 생태계에 끼친 영향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EUV(극자외선) 공정 도입 등 기술적 도전과제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한 점이 감명 깊었습니다. 한편, 책은 TSMC의 성공 사례와 대만의 경제적 기적을 주로 다루지만, 지나치게 TSMC 중심적인 서술로 인해 업계 전반의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TSMC에 대한 책인 만큼, 설립자인 모리스 창에 대한 내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모리스 창(Morris Chang)은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의 창립자이자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파운드리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현대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바꾼 혁신가로 평가받습니다. 모리스 창은 1931년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중국 대륙과 홍콩에서 성장했습니다. 이후 1949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했으나, 기술적 관심사를 따라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로 전과해 기계공학 학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모리스 창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약 25년간 근무하며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TI에서는 연구개발 및 생산 공정을 혁신하며 고위 경영진까지 승진했습니다. 1985년 대만 정부의 초청으로 대만에 돌아와 신생 반도체 회사 설립을 계획했습니다. 1987년, 대만 정부와 필립스의 투자 지원을 받아 TSMC를 설립했습니다.

TSMC의 업적: 세계 최초로 파운드리 사업 모델(설계는 외부 고객사가 하고, 제조만 전문적으로 맡는 구조)을 구축, 반도체 생산의 외주화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는 TSMC를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 회사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모리스 창의 비전과 경영 전략은 현대 반도체 생태계의 기초를 마련했으며, 그의 성공은 단순히 대만 반도체 산업을 넘어서 세계 경제와 기술 발전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기업 사례를 넘어, 현대 산업의 글로벌화와 기술 발전이 가져오는 기회와 위험을 조명합니다. 또한, 반도체 기술이 경제와 지정학적 권력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TSMC가 향후 어떤 도전을 마주할지 고민하게 만듭니다.